[최충웅 교수 칼럼] 4차 산업혁명과 미디어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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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기자 작성일2021-02-05 13:03본문

최 충 웅 교수
한국신문방송총연합회 회장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이 속속 현실화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20분 만에 도착하는 '드론 택시'가 2025년 상용화될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는 헬스케어, 환경과 재난, 생산제조, 에너지 관리, 스마트 홈 등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전 산업분야에서 새로운 시대를 여는 관문처럼 널리 회자되고 있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 일명 다보스포럼에서 클라우드 슈밥이 제시해서 이슈화된 화두로, 포럼의 「The Future of Jobs」라는 보고서에 나타난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혁명을 기반으로 물리적 공간, 디지털적 공간 및 생물학적 경계가 모호해지는 기술 융합의 시대’로 정의되고 있다.
인류 역사는 인류학적 기간 분류로 생산과 노동양식 특성에 따라 수렵채취시대와 농경시대를 거쳤다. 1차 산업혁명(1760~1840)은 증기혁명의 시대로 1784년 영국에서 증기기관의 새로운 기술이 발명된 시점이다. 인간이 손으로 생산하던 방식에서 기계로 넘기는 생산방식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시대의 전환이었다. 2차 산업혁명(19세기말~20세기초)은 에디슨이 전기를 발명한 전기혁명의 시기로 생산 조립라인에 대량생산체제가 도입된 시기이다. 3차 산업혁명(1960년대 시작~)은 반도체와 컴퓨터가 1960년경에 도입된 이후PC(1970~1980), 인터넷(1990~)이 대중화 되면서 컴퓨터를 활용한 정보화, 자동화 생산 시스템이 등장한 시점으로 새로운 지식 정보화 사회가 핵심 현상이다. 4차 산업혁명은 통상 2010년 이후를 말하는데,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설명하는 특징 중에 크게 첨단 기술의 ‘융합(Convergence)’과 ‘초연결(Hyper Connectivity)’현상 두 가지 현상을 주목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기존 산업에 미칠 파급력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급진적으로 닥쳐오고 있다. 특히 미디어산업의 경우,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기술과 접목되어 앞으로 미디어를 소비하는 화면의 크기, 화질, 매체의 다양화 등의 발전이 아니라 기준이 달라지고 경계가 없어지고, 사용자에게 지능적으로 맞춰진 시청각 감성을 만족할 수 있게끔 미디어를 제공해 주는 지능형 미디어 서비스의 형태로 진화 되어가는 과정이다.
지금까지 미디어는 방송(지상파, 케이블, IPTV, 위성등) OTT(Over The Top), 개인소셜, MCN(Multi Channel Network), 디지털 사이니지 등 매체 중심의 매스(Mass) 미디어를 중심으로 서비스되고 생태계가 구축되어왔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최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IoT 그리고 클라우드 기술이 산업발전에 깊숙이 연계되면서, 대부분의 산업은 그 경계가 모호해져 가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신문사, 지상파 방송사, 유료방송사, 영화, 광고, 음악, 연예기획사 등 미디어 산업 내 모든 분야에서 빅데이터와 AI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 도입, 적용을 시도하고 있어 전방위적인 구조 변화 추동이 가속화되고 있다.
언론 미디어 분야에서 이른바 ‘로봇 저널리즘(Robot Journalism)’의 진화현상이다. AI의 출현으로 로봇기자가 인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정확하게 기사를 써내려가는 시대가 됐다. 학자들은 로봇기기의 발달로 미디어·콘텐츠 업계에서 가장 먼저 없어질 직업으로 ‘스포츠기자’를 꼽고 있어 방송제작 인력구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로봇 저널리스트뿐만 아니라 로봇 에디터(데스크)까지 도입한 미국의 통신사 AP는 AI(Automated Insights) 프로그램 도입으로 기자의 생산성이 20% 향상됐다고 한다. 지난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연합뉴스>는 기사를 로봇 알고리즘으로 작성하는 ‘올림픽봇’은 올림픽 기간 중 15개 종목의 기사를 홈페이지에 실시간 송고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 당시 워싱턴포스트지는 AI를 통해 무려 860개의 기사를 양산해 냈다고 밝혔다. 재난기사의 경우 LA타임즈의 ‘퀘이크봇(Quakebot)’이라는 로봇저널리즘 알고리즘은 2015년 LA 워스트우드에서 발생한 진도 4.0의 지진을 보도하는데 걸린 시간이 고작 5분에 불과했다.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판별, 분류하여 유해물 필터링 기술 개발로 가짜뉴스를 골라내게 된다.
콘텐츠 기획 단계에서 대중에게 흥행 가능성을 미리 예측한 사례로 2015년 이스라엘 스타트업 ‘볼트(Vault)’는 새 시나리오의 흥행 여부에 대해 65~70%의 정확도 성과를 입증한바 있다. IBM의 인공지능 왓슨(Watson)은 2016년 20세기 폭스사의 SF 스릴러 영화 <모건 Morgan>의 AI 영상 편집으로 예고편을 제작했다. 또한 애니메이션 연출 기법에 AI 기술을 사용한 Disney는 사람의 말하는 모습을 학습하여 만화 캐릭터의 입모양, 눈썹, 이마의 움직임 등 사람이 말할 때 변화하는 모습의 특징을 추출하고 학습시켜 캐릭터의 해당 특징을 표현하고 있다.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과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은 드론, 홀로그램 등을 활용해 공간감을 극대화하고 홀로그램 영상을 통한 초실감형 영상과 후각까지 자극하는 오감형 미디어로 진화되고 있다. 공연, 스포츠, 관광 등 실제 현장이나 경기장에서 관람하는 상황을 연출하여 각기 다른 장소에 있는 가수들이 한 무대에 있는 것처럼 연출이 가능하다. 또한 멀티뷰 뿐만 아니라 콘서트 현장 속에 있는 것 같은 환경으로 구성되어 마치 아카데미시상식 중계를 보면서 관람석에 앉아있는 체감형으로 형성시키거나, 이미 작고한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플레슬리 공연 현장에 앉아있는 느낌의 초실감형 콘텐츠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개인의 기호에 적확한 최적의 콘텐츠 시청자의 니즈 타겟팅, 세분화·개인화된 콘텐츠 기획, 제작 제공이 가능하다.
미디어 콘텐츠 제작 사례로 영국 스카이아트TV 채널에서는 캠브리지대학 머신런닝팀과 ‘울타리넘어서(Beyond the Fence)‘ 뮤지컬을 제작했다. 작곡 사례는 영국 스타트업 주크덱(Jukedeck)은 AI를 이용해 50만곡의 오리지널 음악을 제작했으며, 데이빗 코프 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AI가 만든 노래 1,000곡의 인세를 수령하기도 했다. 구글은 스탠포드대학, MIT와 함께 1,200권의 소설을 학습시킨 후 인공지능이 작성한 연애소설을 공개했다. 미래 유망 직업으로는 사물인터넷, AI, 빅데이터, 가상현실, 3D프린팅, 정보보호, 드론 등의 전문가와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자, 생명공학자, 로봇공학자 등이 꼽히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주로 미국의 글로벌 미디어 또는 플랫폼사업자들이 미디어 질서 개편을 주도하고 있다. 민족과 국가를 규제단위로 하는 기존의 미디어 질서와 규제 패러다임을 벗어나서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를 견제하고 여기에 대응하여 국내 방송통신사업자를 비롯 인터넷 포털, 전자산업체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규제 패러다임을 창출해 나가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인간 생활의 편익과 유용함과 풍요를 안겨주고 질병치유로 생명을 연장시켜주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지대한 기여도가 예측된다. 또한 상상을 초월하는 신제품 개발과 생산성 향상으로 제조업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다. 그러나 AI·로봇의 인력 대체에 따른 실업문제, 노동시장 양극화, 국가 간 빈부격차 문제 등 여러 가지 난제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하는 큰 과제들이 가로 놓여있다. 유엔미래연구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으로 약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고,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025년에는 로봇과 소프트웨어 등 인공지능이 전 세계 일자리의 25%를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노동 대체 불확실성은 노동시장 양극화와 국가 간 빈부격차의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미디어 영향과 전망으로는 유엔미래보고서는 2020년 언론기업의 추락을 예고했으며, 2025년에서 2035년 사이 종이신문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2050년대 현존하는 방송이 사라지고 수백만 개인방송, 개인 언론인이 대체하며, 그 결과 지적재산권이 사라져 모든 정보는 거의 무료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은 현재진행형인 미완성의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그 변화와 진행의 속도, 방향, 파급효과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모든 것이 연결된 초지능 사회로 진화하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역사적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인류역사상 경험하지 못할 정도로 제조업을 비롯한 산업과 미디어 분야 전반에 걸쳐 파괴적 혁신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무한한 기회와 도전을 누구보다 먼저 내다보고 지혜롭게 대응해 나갈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정부, 기업, 미디어 관계자를 비롯해서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이 과업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필자 주요약력]
경남대 석좌교수 / 언론학 박사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연구원 부원장
YTN 매체비평 고정 출연
KBS 예능국장, TV제작국장, 총국장, 정책실장, 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 TV제작부 차장

